이야기
여우 부인이 무척이나 섬세한 마음씨를 지녔음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 광활한 세상이 찰나의 순간 스쳐 가기만 해도, 무리 잃은 외로운 새나 차오르고 기우는 달의 모습마저도 그의 가슴속에 작은 파문을 일으키곤 하니 말이다. 인간들이 익히 알고 있는 것처럼, 여우 부인은 종종 여러 타입의 사물을 보며 애도를 표한다. 대개는 자신조차 그 슬픔이 어디서부터 밀려오는지 알지 못한 채, 그저 짙은 밤처럼 서서히 번져가는 애수가 온 마음을 물들이도록 내버려 둘 뿐이다. 하지만 여우 부인에게도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한 비밀이 하나 있었으니, 문득 벅찬 기쁨을 느낄 때조차 애써 슬픈 기색을 꾸며내야 한다는 것이다. 애잔함에서 우러나오는 그 특유의 신비로운 분위기를 본인 스스로 너무나도 마음에 들어 하기 때문이다. 이는 실로 여우 부인에게 깊은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