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묵각수가 지나간 자리에는 연기처럼, 안개처럼, 신룡이 하늘로 오르는 듯한 먹물 자취가 남는다. 그래서 그는 흔히 학교 반대파 예술가로 여겨진다. 하지만 사실, 묵각수도 한때는 외뿔 먹붓으로 좀 더 체계적인 작품을 남기려 집착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몸을 숙이고 뿔로 그림을 그리려 하면, 고개는 흔들리고 눈은 땅만 바라보게 되었다. 그 모습은 결코 우아하지 않았고, 창작에도 불리했다. 결국 그는 자신과 화해하기로 했다. 적어도 자신의 척추와는 말이다









